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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찾았던 영화관에서 모처럼 오랜 여운이 남는 영화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극장이라는 곳을 참 얼마만에 와 본것인지, 그 분위기 마저 낯설기까지 하더군요.

명절에 남은 음식 중에 먹을 만한 매콤한 '육포' 를 한봉지 챙겨서 주머니에 넣고 좌석을 찾아 앉았습니다.

 
우리 생애에 최고의 순간


이미 전국에서 400만명 이상이 봤다는 이 영화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국가대표 여자핸드볼팀' 에 대한 얘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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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큰잔치 결승전.
우승를 한 팀도 그렇지 못한 팀도 별반 기쁠 것이 없는 '결승전'이 끝났다. 기쁠것도 없는 우승, 바로 핸드볼이 인생의 전부였던 그들에게는 '그 다음 경기' 를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업에 실패한 남편(그도 역시 전직 핸드볼 선수였다.)탓에 생계를 고스란히 책임져야 할 형편이 되어 버린 대한민국 여자 핸드볼팀이 '에이스'는 현재 대형마트의 판매사원이다. 그가 관심이 있는 것은 이제 자신의 신분이 '정규직 인가' 의 문제 뿐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어느날.
대한민국 국가대표 여자핸드볼 팀이 구성된다. 십수년째 대한민국 핸드볼을 책임지며 세계 최강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그들이지만,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또 다른 목표가 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결승전이 열리는 아테네 헬리니코 경기장. 대한민국 여자핸드볼팀과 맞붙게 되는 상대는 세계 최강의 덴마크 팀이다.
경기는 시종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박빙의 승부이다. 19 차례의 동점과 역전, 두차례의 연장전에도 불구하고 결국 승부던지기로 승패를 결정하게 된다.

 
'우리'가 이루어낸 최고의 순간


이 영화가 맘에 드는 건 바로 '내' 가 아닌 '우리' 에 대한 이야기 이기 때문입니다. 한명의 영웅이 세상을 구한다고들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 낸 '우리' 생애의 최고의 순간은, 우리 모두가 '함께' 힘을 합치면 '함께' 영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괜찮아 빨리 일어나"

그들은 이미 세계 최고, 그들 생애에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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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목표를 향해 마주잡은 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너희가 그들의 땀과 눈물을 아느냐!

우리는 이렇게 얘기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핸드볼은 말이지, 골이 너무 많이 나와! 그래서 그런지 박진감이 떨어져 박진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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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그 '많은 골' 을 만들기 위해 흘렸던 땀과 눈물을 우리는 그동안 알지 못했고 외면했습니다.
그런 우리들에게 그들은 그들의 생애에 최고의 것을 선물로 주었죠. 그런데, 땀과 눈물의 값으로 승리를 선물한 그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되돌려 주었던가! 혹시 이건 아닐까?

더 크게 외쳐요. 운동선수니까 힘도 쎄겠네!
"오이를 4개에 천원에 모시고 있습니다. 천원이요"
이렇게 한번 외쳐봐요.



금메달이 아니면 돌아오지도 말아라.

한가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영화의 연출상의 문제점이나 스토리구성을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국 400만의 관중이 '몰려들어' 관람을 해, 어느때 보다도 '핸드볼' 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여전히 별로 없어 보입니다.

올림픽 메달 수여자에게 수여되는 '경기력향상연금'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그것 외에는 우리가 그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들은 오히려 경기장에서의 박수와 성원을 더 원했겠지만, 그래서 그들의 땀과 눈물이 많은 사람에게 꿈을 심어주고 희망을 나누게 되는 것을 원했겠지만, 우리는 그것보다는 몇푼의 '연금' 으로 '당신들의 땀과 눈물의 값'을 보상 하는 것이 고작입니다.

그래서 꼭 금메달을 걸어야 합니다. 꼭! 꼭입니다. 은메달이나 동메달이 되면 그마저 그 연금이라는 것도 반토막에 또 반토막이 나 버립니다. 금메달이어야 당신들의 땀과 눈물의 값 중 '조금' 을 얻어갈 수 있습니다.


참 아이러니 하죠?
7회에 걸친 올림픽 연속 출전, 당신들은 언제나 최고였지만, 그걸 눈여겨 볼 수 있는 것은 오직 그 4년에 한번 열리는 올림픽 경기 뿐이라니 말입니다.

참 미안합니다.





오랜 우여곡절 끝에 한국 남녀핸드볼 팀은 대한민국을 대표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를 합니다.
2004년 아테네의 최고 명승부로 기억되고 있는 결승전 경기, 그 이상의 모습으로 우리 생애의 최고의 순간을 다시한번 기대해 봅니다.
더불어 지난 4년간 그들에게 보내지 못했던 박수와 힘찬 함성을 뒤늦게나마 '우리' 에게 보냅니다.

속이 쓰려옵니다.
훌쩍 거리는 것이 부끄러워 입안 가득 담고 어금니 깨물며 씹어 넘긴 '육포' 때문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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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핸드볼 대표팀 - 임영철 감독, 백상서 코치, 오영란, 문경하, 허순영, 김차연, 장소희, 이공주, 우선희, 김현옥, 최임정, 명복희, 임오경, 오성옥, 이상은, 문필희, 허영숙


제 29회 2008 베이징 올림픽은 총 28개 종목, 302개의 금메달을 놓고 8월 8일 부터 24일까지 열리게 됩니다.
28개의 종목 중 한국 대표선수단은 남여 핸드볼 외에도 복싱, 탁구, 축구(남자), 태권도, 레슬링, 유도, 체조, 육상(마리톤, 세단뛰기, 창던지기, 경보, 멀리뛰기, 포환던지기), 양궁, 농구(여자), 사이클, 하키(남자), 근대5종, 요트, 사격, 수영, 역도 등의 종목에 참가를 합니다. (2008년 2월 4일 현재)


+ 덧글 1
검색을 하던 중, 당시 경기장에서 직접 경기를 관람하셨다는 europa01님의 포스트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생생했던 현장의 모습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셨던 europa01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 덧글 2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참가를 했던 우리 대표선수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세계일보의 기사스크랩에서 근황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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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Julie. 2008/02/09 0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단순히 핸드볼관련 영환줄 알았어요.. 이런;;..
    한번 싫은 영화는 죽어도 안보는 주의인데.. (이 거지같은성격!ㅋ)
    재밌을거 같아요! +_+

  2. BlogIcon 러브네슬리 2008/02/09 0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영화를 통해 많은 분들이 핸드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저 역시도 말이죠 ㅎㅎ
    하지만 그럼에도 핸드볼 경기 보러가고 싶다는 생각은...;;
    유럽에서는 인기가 꽤 많다고 하던데...ㅠㅠ
    많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ㅠㅠ

  3. BlogIcon 골든로그 2008/02/09 23: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포츠던 기타 다른 분야던
    언론에 너무 노출되는 일부만 관심의 대상같아요
    광고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저런 멋진 종목들을 중계해주는 매체도 많았으면 좋겠어요.

    영화는 못보았는데
    웬지 감동이 일렁일것같은 그런 느낌이예요
    여배우들의 화장기 없이 땀에 젖은 사진을 보면 그런 포스가 느껴져요

    • BlogIcon COMMONPLACE™ 2008/02/09 16:06  댓글주소  수정/삭제

      여러가지에 동시에 관심을 갖기에는 4천 7백만 인구가 너무 적은 것일까요?
      좋은 영화를 보고 와서 함께 나눌 수 있어 더 좋습니다.

  4. BlogIcon nob 2008/02/09 16: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04년 기억나요 상대가 덴마크였던가.. 마지막 축구로 치면 승부차기로..;;

    핸드볼은 승부차기 뭐라고하죠

    • BlogIcon COMMONPLACE™ 2008/02/09 17:03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필리핀에 있을때라서 이걸 직접 보지는 못했거든요. 그래서인지 더욱 새롭게 느껴지네요.
      참, 그리고 핸드볼에서는 그걸 승부던지기 또는 패널티드로우 라고 하더군요. ㅎㅎ

  5. BlogIcon tequiero35 2008/02/11 0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 개봉 이후에 핸드볼에 대해 많은 기사와 방송이 나오는데.. 좀 일회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무조건 우생순을 갔다 붙이는 게 좀 웃기기도 하구요 ^^ 저 역시 핸드볼에 대해 잘 모르고 잘 보지도 않지만.. 선수들에 대한 대우(?) 같은 건 이번 기회에 개선이 되길 바랍니다. 포스트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연금도 개선되길 바라구요. 영화 보면서 뭐 저래~ 이랬거든요 ㅋ

  6. BlogIcon 가눔 2008/02/11 09: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핸드볼을 중학교 체육시간에 해봤는데 참 재미있었죠.^^ 룰도 독특하고...
    축구나 농구하기는 어렵지 않은데 핸드볼은 골대가 있어도 공 구하기가 어려워요. 웅..
    그나저나 옆 나라 일본은 핸드볼팀이 무척 많다던데 왜 우리나라한테 매번 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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