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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년 전 얘기군요.
그러니까 2004년 11월 23일 아침. 부활절과 함께 필리핀 최대의 명절(!) 이라고 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연휴의 첫번째 날 아침이었습니다.
아침 6시가 조금 지난 시각이었을까요? 연휴의 첫날을 즐기며 곤히 자고 있던!! 저를 집사람이 깨웁니다. "병원에 가 봐야 겠어."
이 한마디를 듣자마다 30초 만에 세수와 양치질을 마치고, 주차장에서 차를 빼 만삭인 산모와 헬퍼 한명을 뒷자리에 싣고 병원으로 냅다~ 달렸습니다.
연휴의 첫날이기도 했지만, 조금은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다행히 거리에 차가 거의 없어서 평소 1시간 남짓한 거리였던 병원 응급실까지 15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과 15분 전까지만 해도 별 무리 없이 운전석 뒷자리에 짐가방까지 챙겨들고 잘 탔던 이 산모가 더이상 몸을 가누질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응급실에서 산모를 도와줄 사람들이 몇 뛰어나오고, 저는 급하게 병원 지하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산부인과가 있는 병동 5층으로 올라갔죠.
올라가자마자 산모의 이름을 부르며 보호자를 찾습니다. 가운을 하나 건네주고 입으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들어선 방이 분만실이었습니다. 좌로 우로 한번씩 둘러보니 알겠더군요. 둘째 아이이긴 했지만, 첫아이의 경우는 한국에서 출산을 했었기 때문에 필리핀에서의 출산이 무척 염려스럽고 낯선일이었지만, 분만실의 분위기는 별반 다르지 않더군요.
분만실에 들어선지 3분 정도 지나서, 그러니까 아침에 잠에서 깨어난 지 30분 정도 만에 둘째 아이를 낳았습니다. 잠에서 조금만 더 늦게 깨었더라면, 그날이 연휴가 아니라 교통이 조금만 더 지체되었더라면, 응급실 도착이 조금만 늦었더라면, 아마도 이 녀석은 아빠차 뒷좌석이 '고향' 이 될 뻔 했었죠.
이렇게 진통시간 30분 이라는 초유의 기록! 을 세우고 태어난 선아가 오늘로 4번째 돌을 맞았습니다.
사실 한국에 있었더라면 가족들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생일상을 차려주었겠지만, 올해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조촐하게 생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곳 필리핀 고향(!) 에서 생일을 맞았으니 나름 뜻깊은 생일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이제 필리핀에 또 다시 크라스마스 연휴가 시작되고, 내일 아침이면 거리도 한산한 모습이겠죠.
그날 아침의 도로를 비상등 깜빡이며 쏜살같이 달리는 차가 있다면 차선 하나 정도 양보를 해 주세요. 혹시 출산이 임박한 산모가 타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
건강하게 자라준 선아와, 이 아이를 낳아 지금까지 잘 키워준 엄마, 그리고 선아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많이 사랑해 주신 분들에게 선아를 대신해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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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만이면 정말 빠른 시간 아닌가요 ~?
다행히 큰 고생은 안하셨겠네요..
크리스마스 이브가 생일이라니 부럽네요...ㅎ
크리스마스 이브는 아니구요~ 23일이니까요 ^^
저희끼리는 크리스마스 3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ㅋㄷ
저도 제 딸 수아를 낳을 때의 기억이.. ^^;
정말 와이프가 고생했었는데...
평생을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 이유...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애들 엄마가 이 덧글을 봐야 할텐데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