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인물을 꼽으라고 한다면 선뜻 누구라고 대답하시곤 하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저희 아버지를 무척 존경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그 존경의 '강도' 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를 닮아간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래서 그런걸까요? ^^;;
필리핀에서 만나는 필리핀 친구들에게 '존경하는 사람' 을 물어보게 된다면 십중팔구는 바로 이 사람을 꼽습니다.
우리가 어린시절 '존경 = 이순신' 이라고 생각했던 것 처럼 말이죠.
호세 리잘 (Jose Rizal, 1861~1896)호세 리살(Jose Rizal) 은 스페인 치하에서 필리핀의 해방을 주창한 필리핀의 독립 지사입니다. 의사가 되기 위해 스페인으로 유학을 갔던 그는 마드리드에서 '메리 메 탄헤레'라는 소설을 발표해, 식민지 지배의 모순을 날카롭게 비판 하면서 유명해 졌습니다.
식민지 출신의 젊은 유학생이 발표한 한 권의 소설은 당시 자유주의적인 분위기가 팽배해 있던 마드리드의 지식층 사이에서 급속도로 읽혀지게 되었고, 급기야 스페인 정부의 추방령에 따라 필리핀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필리핀으로 돌아온 리살은 조국 필리핀의 해방에 대한 열망을 실천에 옮기고자, 필리핀 민족동맹을 결성하여 반체제 운동의 기수가 됩니다.
하지만 그의 활동을 주목한 스페인 당국에 체포되어 민다나오 섬으로 유배당하게 되고, 1896년 필리핀 혁명의 배후 조종자로 지목되어 현재의 리살 공원에서 서른여섯의 젊은 나이로 처형을 당함으로써 서른 다섯의 짧은 생을 마치게 됩니다.
그의 죽음은 필리핀인들의 가슴 깊숙이 감동을 주었으며, 현재까지도 리살은 필리핀 독립의 아버지로 추앙 받고 있는 사람이 바로 호세 리잘 입니다.
호세 리잘은 필리핀을 방문하는 분들이라면, 특히 마닐라 투어를 하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게 되는
'리잘 공원 (Rizal Park) 의 주인공 입니다. 바로 이 공원이 호세리잘이 처형된 장소죠. 리잘 공원 한쪽에는 호세 리잘의 처형 장면을 재현해 놓은 동상들이 놓여져 있습니다.
호세 리잘은 이 곳에서 처형되기 전
인트라무로스(Intramuros)내에 있는
산티아고 요새(Fort Santiago)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하게 되는데요. 아직도 그가 수감되어 있던 산티아고 요새에서 부터 처형장소까지 옮겼던 호세 리잘의 발자취를 그대로 재현해 남겨놓았습니다.
산티아고 요새에는
호세 리잘 기념관도 위치해 있으니까 마닐라를 방문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쯤 들려보시라고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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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리잘이 필리피노들에게 민족의 영웅으로 추앙을 받는 것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모든것을 바쳐 조국의 해방을 위해서 노력했다는 점 때문입니다. 짧은 인생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의 혼이 필리피노들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듯 합니다.
그가 남긴
'마지막 인사' 를 보면 호세 리잘의 조국사랑을 진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마지막 인사' 보기..
마지막 인사
잘 있거라, 사랑하는 나의 조국, 사랑받는 태양의 고향이여.
동방 바다의 진주, 잃어버린 우리의 에덴 동산이여!
나의 이 슬프고 암울한 인생을, 기꺼이 너를 위해 바치리니,
더욱 빛나고, 더욱 신선하고, 더욱 꽃핀 세월이 오도록
너를 위하여도, 나의 행복을 위하여도, 이 한 목숨 바치리라.
전쟁터에서 열광적으로 싸우며, 다른 형제들도
한 점의 의혹도 두려움도 없이 너를 위해 목숨을 바치나니,
장소가 무슨 상관이랴, 사이프러스 나무여, 월계수여, 백합꽃이여,
교수대에서건, 들판에서건, 전쟁에서건, 잔인한 순교대에서건,
내 집과 내 조국이 부르는 곳이면 어디나 다 한 가지.
하늘이 어두운 망토 뒤에서, 벌겋게 달아오르며
마침내 새 날을 알리는 모습을 보며, 나는 죽어가노라,
너의 여명을 물들일 꽃물이 필요하다면
거기 나의 피를 부어라, 기꺼이 나의 핏방울을 쏟으리라
밝아오는 햇살에 하나의 빛을 더할 수 있도록.
아직 사춘기 어린 시절의 나의 꿈들로부터
이윽고 활기에 찬 청년 시절의 나의 꿈까지,
내 꿈은 어느날인가, 동방 바다의 보옥, 오직 너를 보고자 했나니,
눈물을 닦는 그 까만 눈동자, 그리고 찌푸린 이맛살도, 주름살도,
부끄러움의 흔적조차 없이, 높이 쳐든 너의 반짝이는 이마를.
내 인상의 꿈이여, 내 불꽃의 살아있는 열망이여,
이윽고 떠날 채비를 하는 이 영혼이 너에게 소리쳐 건배하노라!
건배! 아, 너의 비상을 위해 추락한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너를 살리기 위해 내가 죽는다는 것, 너의 하늘 아래 죽는다는 것,
그리고 너의 사랑과 매혹의 땅 속에 영원히 잠든다는 것.
나의 무덤 위에, 그 짙게 덮힌 소박한 풀잎들 사이
혹시 어느날 초라한 한 송이 꽃이 싹터오르는 것을 보거들랑,
그 꽃을 너의 잎술에 가져다다오, 거기 나의 영혼에 입맞추어다오
그러면 나는 차거운 무덤 아래서, 나의 이마에
너의 사랑의 숨결, 너의 입김의 따스함을 느끼리니.
달이 와서, 그 보드랍고 고요한 달빛으로 나를 지켜보게 하라,
새벽이 와서, 여명이ㅡ 그 불빛 광휘를 내게 비추게 하라,
바람이 와서, 그 아픈 신음 소리로 내 곁에 와 울게 하라,
그리고 무덤 위 내 십자가 위에, 새 한 마리 내려와 앉거든
거기 앉아 소리높여 너희의 찬가를 부르게 하라.
불타는 태양이 빛방울을 증발시켜, 그대로 순수하게
하늘로 되돌아가게 하라, 나의 절규를 함께 이끌고...
너의 친구 있거든, 나의 이 철이른 종말을 울게 하라
그리고 어느 고요한 하오에, 나를 위해 기도하는 자 있거든
기도하라, 너도, 오 나의 조국이여! 나로 하여, 하나님을 쉬게 하리니...
불행하게 죽어간 모든 분들을 위하여 기도하라,
천하에 없는 고통을 당하고 가신 모든 분들을 위해 기도하라,
고생 속에 신음하는 우리 불쌍한 어머니들을 위하여 기도하라,
고아들과 과부들, 고문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끝내 구원을 받아야 할 너 자신을 위해 기돠라.
그리고 묘지가 어두운 밤에 휩싸일 때
그리고 오직 주검들 만이 홀로 남아 밤을 지샐 때,
그 휴시을 방해하지 말라, 그 신비를 흐트리니 말라,
어쩌다 거기 양금소리, 거문고 소리가 교교하게 들리면,
사랑하는 조국이여, 너를 위해 부르는 나의 노래인 줄 알라.
그리고 어느날 아무도 나의 무덤을 기억하지 못 할 때
나의 무덤임을 알려주는 어느 십자가도 돌도 없을 때,
사람이 괜이로 땅을 갈고 흙을 흐트러뜨려도 좋으니,
그 때의 나의 잿더미는 아무것도 없이 없어지는게 아니라,
그들이 만드는 너의 양탄자의 먼지로 남아 있으리니...
그 때는 네가 나를 잊은들 무슨 상관이리,
너의 대기, 너의 공간, 너의 마을들을 돌아다니며, 나는
너의 귀에 은밀히 속삭이는 맑고 떨리는 음악이 되리니...
나의 신앙의 본질을 끝없이 반추하는 신음소리, 노래소리,
수런거리는 소리, 색깔, 빛, 향기가 되리니...
나의 사랑하는 조국이여, 나의 아픔 중의 아픔이여,
사랑하는 필리핀이여, 나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들으라.
여기 너에게 모든 것을 놓고 가노라, 나의 어머니 아버지, 나의 사랑을,
나는 가노라, 종도 살인자도 압제자들도 없는 곳으로,
신앙이 사람을 죽이지 않는 그곳, 오직 하나님만이 왕이신 그곳으로
안녕히 계세요, 어머님 아버님; 잘 있거라, 형제들아,
내 영혼의 피붙이들아, 잃어버린 조긱에 사는 내 어린시절의 친구들아,
피로하고 지친 날을 내 이제 쉬게 되었음을 감사드려다오;
잘있어요 다정한 이국의 아가씨, 나의 친구, 나의 즐거움이여
잘있어요, 사랑하는 사람들, 죽는다는 것 쉬는 것.
원래 이 시는 스페인어로 쓰여진 것을 Charles E. Derbshire가 영어로 번역을 하였고, 현재는 스페인어와 영어를 비롯하여 약 28개의 언어로 번역이 되어 알려질 정도로 뛰어난 문학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본래 이 시는 원래 시의 제목이 없었으나 필리핀인 신부이자 애국자였던 Mariano Decanay 를 통해 훗날
Ultimo Adios(Last Farewell)라는 제목이 붙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Mi Ultimo Adios(My Last Farewell)라는 제목을 쓰기도 하나 여기서는 보통은 그냥 Ultimo Adios로 쓰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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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개인적으로 제 아버지를 존경한답니다.
자기 부모를 존경하는 경우는 좀 드물기는 하지만..
자기 자식에게 존경받는 부모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삶을 알차게 살았다는 의미가 되겠죠?
존경받는 인물이 되는 것도 그렇지만, 누군가를 존경하는 것도 참 의미있는 일이죠.
필리핀에서는 사실, 국가차원에서 호세 리잘을 존경하도록 강요하는 분위기 입니다. 개인적인 느낌인지 모르겠네요.
안중근 의사 같은 분이네요. ^^
사실 안중근 의사님은 리잘에 비하면 뚜렷한 업적(!) 을 남긴분이라고 할 수 있죠.
사실 필리핀의 역사시험에 가장 많이 나오는 인물이 이 호세리잘 이라는 사람이긴 하지만, 뚜렷하게 이 사람의 업적이 무엇인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너무도 오랜 식민지배 이후, 누군가 역사의 영웅이 필요해서 우상화되어 버린 인물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호세리잘에 대한 시험문제에 이런게 나오거든요.
"호세리잘이 가장 사랑했던 여인의 이름은 무엇인가?"
좀 난감하죠.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네요 마지막인사..저게 바로 빅뱅의 마지막인사인가요? 조크에요 -_- ㅋㅋㅋㅋ
빅뱅이 그... ㅋㄷ
트랙백 감사합니다.^^
제 글을 트랙백하기엔;; 부족한 듯해서 리플로 대신하고 가요.
가이드분이 간략하게 이야기해주시긴 했는데,
이렇게 글로보니 정리가 더 잘되네요.
사진 잘 봤습니다.
산티아고나 인트라무로스는 무척 자주 가게 되는 곳인데, 정작 사진은 별로 없네요.
존경할만하네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건 참 어려운 일이죠..^^*
물론 모든 사람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건 참 어려운일이고, 그런 사람들은 존경의 대상이 되는건 맞는데요.
이 호세 리잘이라는 사람이 과연 그런 사람인지는.. 개인적으로 참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필리피노들에게 '영웅' 이 필요하기 때문에 과대포장이 된 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거든요.
글 잘 읽었습니다. 호세 리살에 대한 자료를 찾는 중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본문중에 오타가 있는 듯합니다. 호세 리살의 소설이 "사회의 암(癌) Noli metángere〉(1886)"이라고 하는 자료를 다른 사이트에서 보았습니다. 메리 메탄헤레가 아니라 "놀리 메탄헤레"라고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블로그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호세리잘의 소설에 대한 내용은 좀 더 공부가 필요할듯 싶네요. ^^